심리학비평_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로버트 존슨이라는 심리학자가 쓴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라는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이렇다.
인간이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그림자(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어두운 정체성, 예를 들면 폭력성향)를 다른 이에게 비추지 말라. 혹은 다른이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의 그림자를 비춰오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말고 평온하게 대하라. |
아주 간단하게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상대가 나에게 화를 내더라도 반응하지 말고 그러려니 하라는 것이고,
남에게 화를 내지 않으려면 혼자만의 장소에서 화를 내고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세계 사람이라 책 곳곳에서 기독교(신)를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오히려 동양의 도교철학이 떠올랐다.
도교철학의 정수는 노장사상인데,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장자의 포정해우(包丁解牛, 소의 몸을 따라 칼을 써서 자연스럽게 해체하는 최고의 기술)
이 주장과 로버트 존슨의 주장하는 자기 심리를 다루는 법은 일맥상통한다.
정신세계와 자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도교와 유사점이 있었다.
장자는 호접지몽을 말하며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라는 화두를 던지는데,
이 책에서도 나와 그림자를 시소의 양쪽에 비유하며 어느쪽도 버릴 수 없는 나라고 하는데,
이것은 나의 정체성이 표면에 드러난 것과 내면에 감춰진 것 둘 다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름의 비평을 해보자면,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저자나 도교적 방법이 적절할 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꼭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경제학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인간사에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TFT전략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TFT전략은 팃포탯(Tit for Tat)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1.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되,
2. 처음에는 선의를 가지고 대하고,
3. 상대가 악의를 버리고 선의로 다가오면, 다시 나도 선의를 베푼다.
는 것이다.
이 전략에 따른다면 상대가 화를 내면 나도 화를 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화를 내면 안되므로, 여전히 로버트 존슨의 심리전략은 일부 유용하다.
상대에게 선의를 가지려면, 내 악의를 남들이 없는 곳에서 해소하라고 해석할 수 있으니까
총평: 유익한 책이었는데, 어떻게 유익했는지는 심연에 넣어두고 잊어버렸다.
그 이유는 이책의 마무리가 추상적인데가 비유로 가득찬 설명이었던 탓이지 내 탓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