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단상

제사를 지내다 안 지내는 이유

2024. 9. 21. 22:47

나라의 중대한 일은 오직 제사와 전쟁이다. <춘추좌씨전>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절반 만 동의하는 말일 것이다.

 

전쟁이 중대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왜? 지면 나라가 망하니까.

 

 

1. 그런데 제사는 왜 중대할까?

 

제사가 없으면 종묘사직이 없기 때문이다.

 

종묘사직, 간단히 말해서 조상이다.

 

제사가 없으면 조상이 없고, 조상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이 유교문화권의 생각이다.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에게 절을 한다. 어린아이는 그것을 보고 배운다. 아, 나도 죽으면 저렇게 제삿밥을 먹는구나.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가진다.

 

여담으로, 어른도 아이를 보면서 자신의 후대가 이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유교문화권의 교육열이 강한 것이다. 아이의 스탯=자기스탯이니까.

 

2. 우리는 왜 제사를 지냈나?

 

제사는 원래 특권이다. 높은 사람일수록 거창하게 치렀고, 보통사람들은 지낼 수 없는 것이 제사다.

 

한국전쟁 이후, 모두가 근본없어진 시점에서,

 

근본있는 척 하는데 제사만한 것이 없었다.

 

한마디로, 제사를 지내면 남들에게 뽐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근본있는 가문은 제사의 정신까지 이어졌겠지만, 그런 재수좋은 가문은 몇 남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겉으로 흉내내며 근본있는 척을 한 것이다.

 

 

3. 이제 왜 제사를 지내지 않나?

 

가장 핵심은, 이제 제사를 크게 지내봐야, 남들이 부러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4. 제사를 지내고 싶나?

 

그럼 남들이 부러워하도록 잘 찍어서 SNS에 올려보자. 많은 자손이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올리면, 노인들은 부러워서 죽을 지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