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clusterview?newsId=20131105111312813&clusterId=1005822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5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 청구와 관련해 "통진당은 강령 등 그 목적이 우리 헌법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
이러한 법무부의 주장에 대해 진보의(통합진보당 아님, 더 큰 틀에서 진보) 논객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jungkwon chin |
1. 여기서 각 개인이 민주시민으로서 판단해야 할 부분은 과연 통진당의 강령이 우리 헌법 기본 질서에 반하는가 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 첫번째이다.
애매한 사유로 위헌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므로 헌법은 최대한 엄격한 잣대로 판단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통진당의 강령은 지난 총선 당시(민노당, 참여당, 노심 합당)에 읽어본 바로는 딱히 종북적인, 헌법과 배치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법무장관이 이야기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 함은, 자본주의적 기본질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우리사회가 보수화, 극우화되면서 헌법해석까지도 "자유민주적" 즉 자본주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풀어서 다시 말하면, 황법무가 말하는 "자유민주적"이라는 것에서 "자유"란 사유재산의 신성불가침을 의미하는, 즉 내 돈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 돈 버는데 방해받지않을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며 "민주"란 그 "자유"의 하위개념으로 돈과 돈을 가진 개인이 주인되는 민주주의를 의미하는 것이다.(이는 민주주의가 초기에 귀족과 군주에 맞서서 일어난 자유주의로 대표되는 부르주아계급의 성장과 맞물려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헌법질서를 소위 "자유민주적"으로 해석할 경우인데, 이런 해석에 따르면 통진당의 강령은 명명백백히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이 단순히 "자유민주적"으로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서 학자들의 논의는 다음 링크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지만, 간단히 말해 결론은 "아니다"이다.
학자들은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자유롭고 민주적’이란 뜻으로, 이를 ‘자유민주주의’로 한정할 경우 민주주의의 풍부한 의미를 축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략) 헌법을 살펴본 결과, 유신헌법부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쓰였지만 이를 ‘자유민주주의’로 해석하는 것은 원사료에 충실해야 하는 역사학적 판단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 (중략) 대한민국 헌법은 그 통일적 해석과 제·개정사를 되돌아보더라도 사회적·경제적 약자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며 “따라서 최근 ‘자유민주주의’를 통해 반공주의와 전투적 시장경제 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려는 시도와는 완연히 대립된다 (후략) |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 답게, 과거 유신헌법 상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그러나 의미를 더 명확하게 전달하려면 우리 헌법이라는 표현 대신에 유신헌법이라는 이라는 표현을 썼으면 화룡점정이었을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유신헌법상의 자유민주와 자본주의적 의미의 자유민주는 큰 차이가 있긴 하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그 "자유민주"의 대상에 공통분모가 많거니와 황법무장관도 유신헌법이 자유민주적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적당히 넘어가도록 하자.
2. 법리적 판단은 넘어가자. 도대체 누구를 겨냥한 포석인가?
바로 진중권 등등이다.
진보는 오지랍이 참 넓다. 길을 가다 불의를 보면 참견하는 것이 진보라 불리는 부류의 특징이다. 가만히 있어도 될 남의 일을 제 일인양 나서서 참견하다 꼭 손해를 본다. 특히 진보가 참지 못하는 것은 법을 제멋대로 적용해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때 쌍심지를 켜고 나선다.
이 사건의 본질은 이석기 등 종북주사파들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들이 통진당 내에서 부정경선을 했고, 자유민주주의(황법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자유민주주의다.)에 반하는 행동으로 당의 패권을 장악해왔으며, 이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가 알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이석기 등을 옹호하는 모든 종류의 행동은 직관적으로 종북으로 몰릴 수 있으며, 보수언론과 정부는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며 또 그것을 노리는 것이다. 아무리 진중권이 입바른 소리를 해 본들, 대중이 보기에는 "어 저놈 저거 이석기 옹호하네? 저놈 역시 빨갱이로군." 이렇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적"으로 해석되어서는 이 땅에 모든 진보나 중도파들이 살아갈 길이 없다. 그래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그러나 나서면 종북빨갱이로 낙인 찍힐 뿐이다.
3. 그렇다면 진보는 어떻게 해야하나?
최선은 선수를 쳤어야 했다. 그래서 타킷을 이석기 일당으로 좁히고 저격수가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역시 언론과 권력의 한계가 있어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차선은 나서지 말고 관망하며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다.
헌재가 통진당 강령을 위헌이라 판결하면 어쩔까? 이는 어차피 정치적인 판결이다. 정치적인 사유에 의해 뒤집힐 수 있다. 꼬우면 정권 잡아라.(특히 민주당)
헌재가 합헌이라 하면 그때 나서서 종북과 현 정부여당을 동시에 공격하면 된다.
하긴, 가만 있으라고 가만 있을 사람들이었다면 우리나라 진보가 이리 지리멸렬했겠나, 또 그나마 명맥이나마 유지하는 것도 어찌보면 누군가 나서서 싸우기 때문이기는 하겠다만.
그래도 시세를 아는 자가 준걸이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법.
늑대와 쟈칼이 싸우면 사람은 일단 지켜보자. 괜히 싸움판에 휘말리지 말고.
"황 법무장관 화이팅~ 뭐 어쨋든 종북은 나쁘니까 잘~해보시오. 뒷감당도 잘 하시리라 믿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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