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친위쿠데타로 발생한 이번 내란사태에서,

 

희망의 작은 불씨를 보았다.

 

참으로 추운 날이었다.

 

'우리'는 다 같은 마음으로,

 

하나의 흐름이 되어 국회 앞으로 몰려갔다.

 

학생들, 젊은이들, 어른들, 가족들...

 

아직 우리는 우리들과 살아가고 있다.

 

희망을 놓지 말자.

 

그렇게 스스로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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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내다 안 지내는 이유

철학/단상 2024. 9. 21. 22:47 Posted by 闖

나라의 중대한 일은 오직 제사와 전쟁이다. <춘추좌씨전>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절반 만 동의하는 말일 것이다.

 

전쟁이 중대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왜? 지면 나라가 망하니까.

 

 

1. 그런데 제사는 왜 중대할까?

 

제사가 없으면 종묘사직이 없기 때문이다.

 

종묘사직, 간단히 말해서 조상이다.

 

제사가 없으면 조상이 없고, 조상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이 유교문화권의 생각이다.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에게 절을 한다. 어린아이는 그것을 보고 배운다. 아, 나도 죽으면 저렇게 제삿밥을 먹는구나.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가진다.

 

여담으로, 어른도 아이를 보면서 자신의 후대가 이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유교문화권의 교육열이 강한 것이다. 아이의 스탯=자기스탯이니까.

 

2. 우리는 왜 제사를 지냈나?

 

제사는 원래 특권이다. 높은 사람일수록 거창하게 치렀고, 보통사람들은 지낼 수 없는 것이 제사다.

 

한국전쟁 이후, 모두가 근본없어진 시점에서,

 

근본있는 척 하는데 제사만한 것이 없었다.

 

한마디로, 제사를 지내면 남들에게 뽐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근본있는 가문은 제사의 정신까지 이어졌겠지만, 그런 재수좋은 가문은 몇 남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겉으로 흉내내며 근본있는 척을 한 것이다.

 

 

3. 이제 왜 제사를 지내지 않나?

 

가장 핵심은, 이제 제사를 크게 지내봐야, 남들이 부러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4. 제사를 지내고 싶나?

 

그럼 남들이 부러워하도록 잘 찍어서 SNS에 올려보자. 많은 자손이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올리면, 노인들은 부러워서 죽을 지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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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노래

철학/단상 2024. 9. 13. 14:02 Posted by 闖

얼마 전, 아버지를 조수석에 모시고 운전할 일이 있었다.

 

그날 따라 길도 막히고 졸음이 몰려왔다. 보통은 라디오를 크게 틀겠지만, 아버지는 라디오 소리를 싫어하셨다.

 

"아버지, 너무 잠이 오는데, 노래 한곡 해주실 수 있어요?" 

 

아들의 갑작스런 요청에 아버지는 조금 당황하셨지만, 곧 흔쾌히 말씀하셨다.

 

"무슨 노래?"

 

"그 왜, 저 어릴 때 불러주신 것 있잖아요. 개똥벌레."

 

"험험..."

 

아버지는 잠시 목청을 가다듬으시곤, 곧 흥얼흥얼 시작하셨다.

 

"나나나 나나나난~"

 

잠시 후, 흥얼거림은 곧 노래가사로 바뀌었고, 후렴구에 접어들 때 쯤엔 박수도 치시면서 신나게 부르셨다.

 

"오, 좋습니다. 계속해 주세요."

 

"흠흠..."

 

자동차가 가다서다 꾸물거리는 것처럼, 아버지의 노래도 띄엄띄엄 했다.

 

"응? 그건 군가 아니에요?"

 

"어? 어. 아는 노래가 없어가-"

 

사실 우리 아버지는 음악에 관심이 없으시다. 두어곡 부르시고 나니, 어느새 레퍼토리가 떨어졌는지 생각나는 노래가 군대시절 배운 노래밖에 없으셨던 것.

 

하하, 참-

 

슬쩍 곁눈질을 해 보니, 꽤 즐겁게 부르고 계셨다.

 

노래는 감정의 표현인데, 그게 참...군가가 떠오른다니.

 

하긴, 당신께서 젊을 때는 지금처럼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다.

 

아버지 세대는 가부장적인 할아버지를 보고 자랐지만, 자식세대에게는 '아버지 노릇'만 했지, '아버지 대우'는 별로 못 받으신 세대다. 대가족에서 자랐고, 핵가족을 일구셨으며, 이제 1인가구를 자식으로 두고 있으니까.

 

아버지가 할아버지께 '졸리니까 노래한곡' 해달라고 할 수 있었을까?

 

버르장머리 없다고 불호령이 날아왔을 것.

 

내 머릿속에선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가는데,

 

아버지의 군가는 기세를 더해가고 있었다.

 

즐거웠다.

긁지말고 대화합시다

철학/단상 2024. 8. 16. 23:46 Posted by 闖

긁혔다, 긁었다라는 표현.

 

불쾌하다. 상대를 불쾌하게 했다는 뜻.

 

늬앙스: 긁혔다(패배), 긁었다(승리), 즉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면 좋은 것. 이긴것이다.

 

인터넷에서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를 긁기 위한 행동이 되었다.

 

즉, 스트레스 해소, 감정의 쓰레기통.

 

나는 대화하려고 글을 쓰는데, 상대는 나를 긁으려고 댓글을 단다. 이제 대화하려는 사람은 점점 글을 안 쓰고, 오직 긁으려는 사람끼리 싸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

 

이러니 사람들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배타적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즐거움은 서로 알아가는데 있는데, 대화할 사람은 점점 줄어드니 그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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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과 기풍

철학/단상 2023. 12. 16. 10:47 Posted by 闖

 

1. 기풍(氣風)이란,

 

그 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다.

 

고구려는 질박했고,

백제는 섬세했으며,

신라는 화려했다.

 

고려청자는 귀족적이고,

조선백자는 선비적이다.

 

이런 것들이 기풍이다.

 

기풍에 따라,

 

그 시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그 시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그 사회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사회적인 가치관, 즉 사회문화가 나타난다.

 

 

2. 대한민국의 기풍은 어떠한가?

 

출산율이 꼬라박는 것으로 기풍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기풍은, 자조적이고 쾌락적이다.

 

실패한 인간이, 끝없이 조락(凋落)해 가는 것,

 

그래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섹스와 마약을 즐기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다.

 

 

3. 남들이 보기에도 자조적이고 쾌락적인가?

 

그것이 바로 한류가 인기 있는 이유다.

 

남들이 집안에서 팝콘을 먹으며 TV로 봤을 때,

 

겉은 멀쩡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우리가,

화려하게 망가지고 추락하는 모습은,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오징어게임, 강남스타일, 기생충...

 

인간이 망가지는데 재밌다.

 

멋진 정장을 입고 딸딸이를 치는데 웃기지 뭐-

 

옷을 벗고 섹스를 하는 로맨스와는 다르다.

 

한류가 어떤 사상과 가치를 담고 있는가?

 

그렇게 가르치려고 하면, 재미가 없다.

 

 

4. 출산율이 왜 이렇게 되었나?

 

이 자식은 왜 자꾸 아무 문제도 없는 한류에

뭐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지껄이고 있을까-?

 

물론 한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류는 그냥 기풍의 결과에 불과하다.

 

출산율도 그냥 기풍의 결과에 불과하다.

 

한 사회가 처음 일어날 때는 신선하고,

 

자라날 때는 희망적이고 진취적이다.

 

성인이 되었을 때는 견실하고 안정적이다.

 

전쟁이 끝나고 왜 베이비붐이 불었는가?

 

기풍이 떨쳐 일어나, 희망이 있었다.

 

월드컵 4강에 왜 섹스를 했는가?

 

꽉 막혀 있던 에너지가, 분출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왜 출산율이 우화등선 하는가?

 

길게 쓸 필요도 없다, 너도 알고 나도 안다.

 

 

5. 대한민국의 기풍은 왜 이 꼴이 되었나?

 

한류가 다 망가지는 것도 아닌 것처럼,

물론 모든 사람이 다 비관적인 건 아니다.

 

그러나 태풍은, 중심이 있다.

 

우리에게도 진취적이고 견실한 시기가 있었다.

 

그 누가 부정할 것인가?

 

2002년의 월드컵의 함성을-

 

그리고, 그 기풍의 아이콘은 누구였나?

 

바보 노무현이었다.

 

처음에 그를 열렬히 지지한 사람들은,

 

노사모였다.

 

노무현과 노사모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노사모의 에너지가 당시 가장 역동적이었음을,

 

그 누가 부정할 것인가?

 

선거에서 지기만 하던 고졸의 바보 후보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월드컵 당시의 기풍이다.

 

그리고 그가 뛰어내렸다.

 

진취적이고 역동적이었던 사람들은,

 

자조적이고 타락할 수밖에 없었다.

 

바보들이 똑똑해지고,

 

이렇게 여기까지 왔다.

 

어디 네 놈들 맘대로 해 봐라-

 

출산율이, 희망이 다시 살아나겠니?

 

결론은,

 

 

6. 회귀하고 빙의하고 환생이나 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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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디스토피아다.

 

그 시대도 유한한 디스토피아다.

 

AI 시대는 생산성이 AI를 쓰느냐 마느냐에 따라

너무나 큰 격차가 발생하는 시대라고 정의하자.

 

인류사에 이런 혁명적 발전은 처음은 아니다.

 

-

 

인간을 모기 다음의 지구의 지배자로 만들었다.

 

농업-

 

정착을 시작하고, 대가족이 되었다.

 

금속-

 

계급이 분화되고, 국가가 탄생했다.

 

공업혁명-

 

대량 생산 된 총을 든 사람들이,

금속으로 온 몸을 두른 기사를 죽였다.

중세가 끝났다.

 

 

이들이 소위 특이점이라고 할 만한 일들이다.

 

 

AI로 일하는 시대-

 

평범한 바보들이 더 이상 할 일이 없는 시대-

그들의 손에 총을 쥐어줄 일이 없는 시대-

그렇다면 사료를 줘야할까?

 

. 줘야한다.

 

? 바보가 없으면 천재도 없으니까-

 

그렇게 바보는 살아남는다.

 

다음 혁명의 그 시간까지-

 

천재도 바보를 낳고,

 

바보도 가끔 천재를 낳는다.

 

 AI 시대가 더 낳을까?

 

이런 똥을 싸대는 한, 역사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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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논고(論考)

철학/단상 2023. 12. 15. 03:52 Posted by 闖

 

1. 남북통일이 과연 가능할까?

 

2. 남북통일을 반드시 해야 할까?

 

3. 남북통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본 논고는 이 세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이다.

 

1. 남북통일 과연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불가능하다.

 

먼저 남북 모두 원하지 않는다.

 

남한은 통일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아하고,

북조선은 체제붕괴의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

 

남한은 이미 패기를 잃었다.

출산율이 박살 났다는 것은 달리다 지쳐서

모든 의욕을 잃었다는 뜻이다. 백약이 무효다.

 

북조선은 굽힐 생각이 없다.

흥부와 놀부가 서로 죽이려고 대판 싸웠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데, 차이가 이렇게 벌어졌다. 굶어 죽으면 죽었지 흥이다.

 

둘째, 남북 모두 상대의 방법이 싫다.

 

남한은 북한을 시대착오적 빨갱이 독재국가,

전쟁광으로 생각해 적화통일 야욕을 비난하고,

북조선은 남조선을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줄 아는 천박한 미제의 앞잡이쯤으로 생각한다.

 

셋째, 남북 외에도 원하는 사람이 없다.

 

한반도는 작은 반도다.

큰 나라가 원하면, 통일이 된다.

반대로 큰 나라들이 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2. 남북통일 반드시 해야할까?

 

한반도는 작지만 역사가 오랜 반도다.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할 수도 없지만,

 

영원히 안 할 수도 없다.

삼국이 통일된 이래, 천년이 훌쩍 넘었다.

일제에 잠시 맥이 끊겼고, 이념에 갈렸지만,

민족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된다.

 

 그리고 필요하다.

남북 모두 내부에서 개혁하기는 너무 고였다.

좁아도 서로 좀 지지고 볶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큰 집으로 이사 갈 것 아닌가?

 

3. 남북통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태어나길 원하지 않은 인간도 결국 태어난다.

원하지 않는 통일도 언젠간 된다.

 

태어나기 싫었다고 자살할 수 없는 것처럼,

원하지 않는 통일도 준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걸 다 알면 내가 역사의 신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만 짚고 가자.

 

생각의 문제다.

고해는 끝이 없지만 마음만 돌리면 언덕이듯,

생각은 바꾸기 어렵고도 어렵지만 할 수 있다.

 

남북의 생각이 융합되어야 통일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통일이 되더라도 분열한다.

 

외부요인으로 북한정권이 당장 붕괴하면,

통일은커녕 발해가 망했듯 중국에 흡수된다.

지금 발해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별로 없듯이, 잃으면 영영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영원한 민족도, 영원한 국가도 없는 법이다.

 

4. 결론

 

생각을 융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역사에서 답을 찾아보자.

 

흔히 이질적인 두 집단 간에 융합을 필요할 때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수단은, 결혼이다.

너 당장 결혼할래? 아니오. 삐빅- 오답.

 

종교는? 우리는 신 앞에서 평등합니다.

 

어이쿠, 썩은 냄새가 철철 나는구만요.

목사님들과 주체사상이 포크댄스를요?

차라리 아브라함교에서 새 선지자를 뽑죠?

 

 

철학은 어떨까? 공자 가라사대, 자고로-

 

남북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우리민족끼리-

됐구요, 첫사랑 이야기나 해보세요.

그건 좀 재밌겠다.

 

역사에서 각자 찾은 답은 다르겠지만,

나의 답은 경제와 문화다.

둘을 섞으면서, 세계질서의 재편을 기다려라.

Q.E.D.

 

나는 완벽한 논리를 가지고 있지만,

여백이 부족해 적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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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한국인이다.

철학/단상 2023. 10. 31. 22:24 Posted by 闖

요 10년사이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바로 이대로 가면 '한국인이 소멸한다'이다.

그러면서 합계출산율, 혼인률, 자살률 등등 온갓 '과학적 숫자'를 총동원하여 마치 엄청난 위기인 것처럼 호들갑이다.

 

과연 그렇다.

한국인은 소멸하는 중이다.

 

해결책은 뭔가?

아이를 많이 낳으면 한국인은 번영할 것인가? 아니다.

경제가 번영하고 수출이 잘되면 한국인은 번영할 것인가? 글쎄다.

 

그래서 뭐? 뭐가 한국인인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당신은 한국인인가? 

한국인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는 사람들인가?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한국인을 네이버사전에서는 ' 한국 국적을 가졌거나 한민족의 혈통과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한국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라고 되어있다.

한국인이 소멸하는 것이 문제라면, 한국 국적을 얻는 법률을 바꿔서 국적 취득을 쉽게하면 되는가?

혈통을 퍼뜨리기 어렵다면 정신을 퍼뜨리면 되는가?

외국인의 귀화를 유인하거나, 한류문화를 전세계에 확산시키면 한국인은 소멸하지 않는가?

 

모두 무언가 알쏭달쏭하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하나하나 따져야 하기때문에 길어진다.

머리가 아프다면 아래 첫 문장의 결론만 보고 흥미가 생기면 읽도록 하라.

어쨌든 그대와 나는 한글을 읽을 수 있는 공통점이 있으니, 잠시 시간을 쓴다고 한들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다.

 

깃발이 있어야 한다.

 

한국인을 상징하는 깃발,그것은 한국인이 공유하는 가치고 정체성이다.

깃발만 치켜들고 있으면, 설사 나라가 망해도 다시 일어난다.

유대인을 보라. 종교라는 깃발을 들고 있으니 나라가 없이 2천년이 지나도 유대인은 이어진다.

 

종교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깃발이 있어야 한다.

법으로 너와 내가 한국인으로 정해졌으니 일체감이 느껴지는가?

차라리 김치를 스팸에 싸서 밥을 먹는 사람이 더 일체감이 느껴지지만, 김치나 스팸을 깃발로 삼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 깃발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부족사회에서는 토템이나 공통의 조상이면 충분하다.

우리가 부족국가라면, 단군의 자손이라는 깃발로 충분하다.

왕조국가라면 종묘사직으로 충분하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 살고 있지만, 이것이 한국인을 규정하는 가치인가?

 

여기까지 읽었다면, 뭐가 되었든 깃발이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슨 깃발이어야 하는가?

태극기면 되지 않나?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물론 이 특징도 깃발로는 실격이다.)

외국인과 비교해보자.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깃발 일장기는 천황을 상징한다.

천황은 해뜨는 나라를 다스리고, 천황폐하의 신민이면 다 일본인이다.

북한 인공기는 주체사상, 김씨인민이면 다 북한인민이다.

중국 오성홍기는 공산주의와 중화사상이 섞여있는데, 하여간 중국땅에 살면 다 중국인이다.(그래서 중국인이 살면 중국땅이다.)

 

빨간 이웃들을 보니 좀 머리가 아프다.

이제 좀 파란 이웃들을 보자.

 

미국 성조기 50개의 별, 이건 여러 국가가 모임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미국인은 다양하다.

영국 유니언잭도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연합왕국이라는 뜻이다.

미국은 각 주가 독립하지 않는 한, 영국은 왕실이 존재하는 한 미국인과 영국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프랑스 삼색기. 자유, 평등, 우애를 상징한다.

이 가치를 받아들이면 프랑스사람인가?

중요한 것이 빠졌다. 레볼루숑이다.

자유, 평등, 우애 때문에 레볼루숑을 해야 프랑스인이다.

 

내가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뭔지 좀 감이 오는가?

그 나라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치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깃발이고 정체성이다.

 

이제 우리 태극기를 보자.

태극기 의미가 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국민의 1%도 안 될 것이다.

음양오행과 주역의 이치를 담았기 때문에 동양철학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왜 이런 어려운 이치를 태극기에 담았을까?

 

태극기의 탄생은 외국과 조약체결을 앞두고 급하게 만들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있어보이게' 만들었다.

외국인이 "오, 당신들 국기 멋지군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을 때,

"에헴, 음양이 화합하고 생명이 순환하는 이치가 담겨있소."

이정도면 양코쟁이들 기를 죽이기 충분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있어보이는 것'과 실제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해방 후 한국인은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격었다.

유교질서가 무너지더니 천황폐하도 망했다.

해방이 되었는데 그놈의 이념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서로 죽여서 국토가 폐허가 되었다.

그럼 나와 너를 연결해주는 그 무엇은 어디로 갔는가? 

 

어쩌면 그 덕분에 누구보다 빠르게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지금에 이르렀다.

인간은 배부르면 더 상위의 욕구를 찾기 마련이다.

먹고는 살겠는데 그럼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이웃과 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가?

'있어 보이는' 돈이 최고인가?

 

한국인은 지금 더 근본적인 욕구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깃발에 자본주의 물이 드는 것은 전세계 공통이다.

모두가 숭배하는 종교도 없다.

그럼 한국인은 어떤 깃발을 들어야 하는가?

나는 답을 모른다. 알고 있다고 해도 개인은 의미가 없다.

 

내가 아는 확실한 사실은, 어떤 깃발이 새로 올라갈 때는 항상 피로 물든다는 것 뿐이다.

공업화 경제성장, 민주화 정치혁명 모두 피를 지불했다.

그래서 태극기가 의미가 있지만, 불행히도 한국인을 통합하지는 못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공업화든 민주화든 벌써 옛날이야기일 뿐이다.

 

태극기가 지금 무엇을 상징하든,

피에 물든 태극기는 그 위기를 극복한 한국인을 상징할 것이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한데 묶은 가치를 상징하게 될 것이다.

 

한국인이 소멸하지 않으려면,

피를 흘리더라도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그것이 실패하면, 한국인은 소멸한다.

고래로 소멸한 국가와 민족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지율 콘크리트 30% 이유

철학/단상 2023. 8. 10. 11:27 Posted by 闖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당제의 문제점이 누적되어서 그렇다.

 

죽느냐 사느냐가 달려 있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것이 옳고 그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시시비비는 생사앞에서 작아지기 마련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시비비를 따지는 인간은 매우 드물다.

 

양당제에서는 내 편이 아니면 적이다. 

날리면이든 구둣발을 공공장소에서 의자위에 턱 올리든,

그게 우리 강아지면 무조건 옹호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 보면 확증편향이나 자기합리화 기제가 발동해서,

정말 날리면으로 들린다고 믿게 된다.

이런 구도에서는 아무리 못해도 한쪽 당의 지지율은 최소 1/3은 확보하게 된다.

애초에 권력은 나눠가지기 힘든 법이고 적을 죽여야 자녀옥백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되는 법,

명분이야 대충 그럴듯하면 되지 않겠는가

 

처음부터 이렇게 죽자사자 싸우게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로 한 대씩 주고 받으며 감정이 쌓이다 보면,

요컨대 오고가는 현피속에 정이 싹트게 마련이다.

 

결국 핵심은 국가권력과 명예, 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다.

지금 양당제 하에서 제로썸게임을 하며 국력을 낭비하고 있는데,

이제 87년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아마, 화해할 수 없는 세력의 어느 한쪽이 절멸(조선말의 사화에 피바람이 몰아치고 결국 최종적으로 안동김씨가 고위직을 독점하는 시대를 생각해 보라.)해야 끝이날 것이다.

 

왜냐하면 적절한 싸움의 룰(헌법)을 타협해서 조정할 만큼 이성이 남아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지금 검찰정권이 칼을 휘둘렀고, 멸문지화를 당한 사람도 있다.

이걸 보고 대화와 타협, 민주주의 운운하기에는 너무 멀리왔다.

 

이제 남은 것은 라그나로크를 치르고, 승자가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는 것인데,

그때까지 나라가 안 망하고 남아 있으면 참 다행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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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뻔뻔한 것이야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도(度)가 있다.

상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걸렸을 경우에는 최소한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다른 변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증거가 뻔히 있는데 오리발을 내밀면 서로 싸우자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정도껏을 모르는 사람이 사회 꼭대기에 올라앉으면서,

이런 최소한의 기본, 상식, 정도가 몽땅 사라졌다.

동영상이 있는데 바이든이 아니고 날리면이라고 우긴다거나,

명품쇼핑한 사진이 딱 찍혀서 외신에 보도가 되었는데 삐끼때문이라는 둥 안 샀다는 둥...

정말 저열하기 이를데 없다.

 

이러면 국민평균 수준도 내려간다.

아, 저렇게 해야 되는구나, 잘못해도 우기고 버티면 어떻게든 되는구나.

이게 뭐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눈 앞의 면피를 하려고 하는 것이니까,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이런 풍조가 만연하면,

한국사회는 정글로 변한다.

상대를 도무지 믿을 수가 없고, 계약서를 써도 불리하면 안 썼다고 우길 것이다.

그럼 결국 한 손에 몽둥이를 들고 다른 손으로 악수할 수 밖에 없다.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가 아니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신뢰비용이 증가하게 되는데, 무슨 소린고 하니,

서로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 행동할 것이라는 가정이(계약서에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문구다.)

서로가 단기적 이익에만 충실할 것이라는 가정으로 바뀌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서로가 서로를 못 믿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

그렇게 되면 서로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해진다.

그만큼 신뢰비용(몽둥이값)이 발생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은 감소한다.

 

뭐, 이미 늦었다. 소수가 저열하게 행동할 때는 그래도 자정작용이 있다.

그런데 이미 소수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 행동한다.

이것이 사회지도층의 힘이고, 소위 셀럽의 영향력인 것이다.

외눈박이 나라에는 양눈을 뜬 사람이 병신취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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