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실버.
전근대 시절 국제화폐 역할을 하던 귀금속이다.
특히 중국(명청대)은 세계의 은을 빨아들이는 곳으로 유명했는데, 남미 포토시, 일본 이와미에서 생산된 은은 돌고돌아 결국 중국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 번 들어간 은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은 왜 은을 빨아들였는가?
은은 더 특별했다. 보관이 용이했고, 가치가 유지되었고, 무엇보다 은이 있어야 세금을 낼 수 있었다.(일조편법, 지정은제)
중국인들은 전세계의 은을 흡수한 뒤, 자기 집 어딘가에 묻었다. 이걸 저축이라고 해야할 지, 신앙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 아무튼 들어온 은이 땅에 묻혀서 유통되지 않으니, 은은 언제나 부족했다.
21세기 한국에서, 부동산의 지위는 은과 비슷한 것 같다.
돈을 모으면, 일단 부동산을 산다. 경제가 좋아지면, 부동산이 오른다. 부동산에 들어간 돈은, 땅에 묻힌 은과 같다. 돌지 않고, 그저 마음의 평안만 준다.
이러니 어떤 부동산 대책을 내 놓아도, 효과가 없다. 돈은 수단가치이지만, 은과 부동산은 절대가치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부동산에 대한 신앙을 박살내는데 있다. 그러나 신앙을 버리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 백중구십구는 반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진퇴양난일 뿐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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