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50대 후반이신우리 부모님 세대가 한국전쟁 후 베이비붐세대이고 나는 에코베이비붐세대이다.
최근 뉴스, 기사, 통계 등을 보면 베이비붐세대의 고용율이 증가하는 반면 그 자식세대의 실업율은 증가하고 있다. 자식이 장성하면 부모님을 부양하는 것이 순리건만 어째서 반대로 다 큰 자식은 집에서 놀고, 머리 희끗해지기 시작하는 부모님들은 더 열심히 일한단 말인가?
나이가 들수록 경력이 길고 경제활동이 왕성하여 소득이 높아지니까 신출내기 젊은 자식들이 일하는 것 보다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서 그럴까? 아니다. 그렇게 보기에는 지금 우리 부모님세대가 새로 얻는 일자리의 질은 낮다. 경쟁이 치열한 영세 자영업부터 심지어는 청소, 경비, 파출 등의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그리고 젊은 자식들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여 치열한 경쟁에 지쳐 나가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젊은 자식세대가 눈을 낮춰서 질이 낮은 일자리, 계약직이건 비정규직이건 아르바이트건 하면 되지않느냐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 못난 자식을 위해 노후준비금까지 교육비로 쏟아넣은게 바로 부모님세대이고 부모님의 가장 큰 바람이 있다면 자식이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식에게 기대를 걸고 험난한 일도 마다않고 버티는 것이 우리 부모세대이다.
그럼 자식된 도리로 얼른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고 좋은 짝을 구해 결혼을 하고 귀여운 손자손녀를 안겨드려야 하건만, 우리 자식세대는 왜 이렇게도 불효막심한지 애꿎은 술담배만 작살난다. 도대체 뭐가 어디서 어떻게 잘못되서 이 모양 이 꼴인가?
여러 사회경제적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여기서는 일자리 문제만 따져보자.
자식세대가 취업이 힘든 것은, 당연히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부모님세대는 말한다. 단, 내 부모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다만 남의 자식들에게 그렇게 말한다. 옳은 말이지만 틀렸다. 지금 한달에 150만원정도 버는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 이런 일자리의 특징은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한달에 150만원, 그것도 급여 인상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비정규직. 이래서야 결혼도 힘들고 혼자 먹고 살기 급급하다. 그러니 차라리 안정된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실업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더 힘든 3D업종의 급여는 좀 더 높다. 그러나 역시 대학졸업장 들고 찾아가면 적응하기도 어렵고, 동료들 역시 소닭보듯 하기 마련이다. 남의 자식이야 남의 일이니 속사정 모르고 툭툭 내뱉지만, 제 자식에게는 뻔히 사정을 알기에 함부로 못하는 말이 바로 일자리 넘치는데 너는 왜 일 안하냐다.
아, 그러나 여전히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는 젊은 사람도 많다. 그러나 통계는 이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줄고, 청년실업은 증가하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부모 잘 만나 지원을 잘 받으면 마음고생도 덜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갈 확률도 증가한다. 이런 현실에 내가 못나서 내 자식이 취직도 못하고 빌빌대는 것 같아 우리 부모들은 가슴을 친다. 취직못한 젊은이들은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책임보다 사회경제적 현상의 결과라는 것을 잊지 말자.
글이 늘어지면 읽기 힘들테니 서론은 이정도쓰고 기회될 때마다 한 편씩 추가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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