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제와 한국언론

역사/동양사 2023. 3. 26. 09:02 Posted by 闖

113만 대군의 고구려 원정으로 유명한 수양제는, 

원정이 실패한 후 전형적인 유아퇴행증상을 보인다.

즉, 듣기 싫은 말은 안 듣고 듣고 싶은 말만 들었다.

 

도적이 날뛴다는 보고를 들으면 오히려 거짓말이라며 벌을 주었고,

그러다 보니 도시가 함락되고 군영이 무너져도 수양제에게 보고가 되지 않았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남은 군사력을 총동원해 일시적으로 도적을 항복시킨 적이 있었는데,

항복한 도적의 숫자가 수십만에 이르자 역시 거짓말이라며 오히려 장수를 해임시켰다.

그 결과는 뭐...결국 수나라는 망하고 수양제도 반란군에게 죽음을 당했다.

 

한국언론의 신뢰도가 박살난지는 오래되었다.

그래도 열심히 나팔을 불어줴치는데, 이는 들어주는 사람의 잘못도 크다.

막말로 돈이 되니까 헛나팔을 부는 것인데, 수양제 수준이니까 이런 언론에 부화뇌동하는 것이다.

생각있는 사람이야 이러다 나라 망하겠다고 한탄하지만,

나라가 망하건 말건 제 신나면 그만이라는 사람도 많다.

 

이쯤되면 사실 언론의 공공재적 기능은 이미 도도새의 박제 정도로만 남고 다 죽었다고 본다.

ai의 뉴스생산을 훨씬 신뢰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왔으니, 언론 자체도 박물관행이 머지 않았다.

다만 기억할 것은, 거짓정보를 좋아하던 수양제는 결국 거짓정보를 제공해주던 간신배의 반란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언론도 구라를 치다치다 도저히 안될 것 같으면 가장 먼저 깃발을 바꿔달 것이 분명하다.

 

속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