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부는 한나라 때 사람으로 오초칠국의 난을 평정한 대공신입니다.
이런 맹활약을 한 사람이 죽을 때는 반역죄로 몰려서 닷새동안 굶다가 피를 토하고 죽었습니다.

사마광이 자치통감에서 자기생각을 종종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이 대목에서는 그냥 넘어가네요.저는 주아부의 죽음이 안타까워서 한마디 덧붙이려고 합니다.
일단, 주아부의 죽음의 전말을 살펴보죠.

[주아부의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위해 공관에게 갑옷과 방패 500을 사들여 장례 치를 준비를 시켰다. 그런데 아들이 심부름꾼에게 품삯을 주지 않자, 심부름꾼들이 그가 조정의 물건을 몰래 사들인 것을 고발해버렸다.
그 일에 주아부가 연루되어 황제가 일일이 문책하였으나, 주아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에 황제가 욕하면서 "너의 말은 필요없다." 하고는 정위에게 보냈다.
정위*가 문책하기를, "어찌하여 반역을 하려 하였소?"
주아부가 대답하기를, "신이 사들인 물건은 장사지낼 때 쓸 물건인데, 어찌 반역이라는 말을 하시오?"
이에 형리가 말하기를, "설사 살아서 땅 위에서 반역하려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죽어서 땅속에서라도 반역하려 했을 것이오!"
그리고 형리가 주아부를 더욱 가혹하게 대했다. 주아부는 닷새동안 먹지 않고 있다가 피를 토하고 죽었다.]

아들이 방어구를 사면서 세밀하지 못한데다가 조정의 물건을 몰래 샀으니 이 죄는 죽을 죄이나,
주아부를 연루시켜 반역으로 몬 것은 너무 가혹하다. 장례를 준비할 정도로 나이가 많은데다가 칼과 창을 준비한 것도 아니니 반역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전에 이미 황제와 주아부는 흉노를 후로 책봉하는 문제에 의견이 달라 승상 주아부를 면직시킨 상태이니 이건 황제의 개인감정에 의한 반역죄가 아닌가? 이미 그 낌새를 관료들도 알고 있어서 대공신인 주아부를  일개 형리 따위가 말도 안되는 논리로 심문하고 없는 죄를 만들려고 했다. 마침내 주아부는 피를 토하고 죽었는데 이는 억울해서 분사한 것이다.

*정위 : 일종의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에 해당하는 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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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예전의 글을 읽어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

주아부의 죽음은 경제의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그의 공이 너무 크고 뒤를 이을 태자는 어렸기 때문이다.

경제는 주아부를 죽이고 1년 뒤에 죽는다. 다음 황제는 15세에 즉위한 한무제다.

그 당시에는 이런 정치적인 미묘함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짧게 생각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