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할머니께서 반찬 가짓수를 점점 늘리다 급기야 다 먹지도 못하고 쉬어서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반찬이 너무 많으니 좀 줄이시라 해도, 그러마하시고는 여전하다.
방법을 바꾸어 요사이 입맛이 없다(그러니 너무 음식을 많이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오늘 아침에는 아주 9첩반상을 차려주셨다.
된장국에 김치는기본이요 갖가지 비빔나물과 부침개, 장조림, 새우볶음...
아마 할머니께서는 손자가 입맛이 없으니 더 솜씨를 부리신게다.
맛있게 다 먹어치운다면 흐뭇해서 더 반찬을 늘리실것이니
맛있게 먹을 수도, 입맛이 없다고 적당히 먹을 수도 없는 난처한 지경에 빠지고 말았다.
문득 자기집 밥상의 수요와 공급도 제대로 해결 못하면서
경제학을 한답시고 거들먹거린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어디 묘안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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