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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30 정평송리(政平訟理)를 추구한 한선제

나는 학창시절에 가난하여 원하는 책을 마음껏 살 수 없었다. 간혹 책을 대량으로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다름아닌 도서관 장서가 정리해고(?)되는 때다.  그러나 학교 중앙도서관은 이용객이 많아 이런 기회에도 정보가 빠르고 발품을 팔지 않으면 좋은 책을 찾기가 어렵다. 한번은 학과창고를 정리할 일이 있었는데, 낡은 책상과 의자, 기자재 사이로 몇 무더기의 책꾸러미를 발견하였다. 정리하다가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가져가라 들은터라 이게 왠 떡이냐 하고 몇 권의 흥미로운 책을 가져왔다. 


서설이 길었다. 그 때 입수한 책에는 진순신이 쓴 중국역사인물 시리즈가 있었는데, 그 중 한선제에 관한 부분 하나를 소개하려고 한다.


한선제가 말하기를, 정치가 공평하고 재판이 이치에 맞으면 백성은 불만이 없고 안정된다.

-한서 순리전-


이것이 정평송리(政平訟理)이다. 당시에 실제 이 정송, 정치와 재판을 담당하는 자는 지방관(태수)으로 한선제는 업적을 올린 지방관을 자주 포상했다고 한다. 한선제는 유아기는 감옥에서 보냈으며, 성장기부터 즉위하기 직전 청년시절까지를 일반 서민으로 살았던 인물이다. 따라서 실제 서민들의 삶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한나라 시대의 정치는 지금의 곧 세금이다. 고대 정부의 정치란 세금을 어떻게 걷느냐 하는데 있는 것이니까 이 세금이 공평하게 징수해야한다는 것이다. 당시의 세금은 지금처럼 돈으로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 인적, 물적자원 모두를 포괄해서 징수했다. 여기서 불공평하면 국가가 흔들리게 된다. 재판이 이치에 맞아야 한다는 것은 당시 신분제 사회이므로 평등한 법적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신상필벌로 잘잘못을 가리는 데 이치에 맞고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가 평(平)이고 재판이 리(理)이다.


정평송리, 정평송리라, 2천년 전에 정평송리하였으니 이제는 정치와 재판 둘 다 공평하고 이치에 맞는 정송평리를 기대한다면 너무 큰 바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