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관한 정쟁이 뜨겁다. 정치싸움이라니, 역사학자들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고 정부여당과 야당을 중심으로 싸우고 있다. 물론 뉴라이트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역사학계가 국정화에 반대하고 저술거부까지 선언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정치투쟁이 중심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역사를 국정화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의도다. 박근혜를 위시한 현정부여당은 왜 역사를 다시 쓰고 싶은 것일까? 박근혜의 관련 시정연설을 들어보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면...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수도, 민족정신이 잠식...",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나라를 빼앗긴 뼈 아픈 상처가 있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총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심어 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왜 그럴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E.H.카의 말처럼 언제나 역사는 현재시점에서 해석하기 마련인데,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박근혜이다. 박근혜의 대한민국은 박정희 덕분에 이만큼 먹고 살게 된 나라인데, 김대중~노무현의 '잃어버린 10년'에 걸쳐 만들어진 역사에서는 박정희는 독재자이다. 딸이 아버지 덕분에 대통령이 되었는데 아버지를 기리는 것은 그 지지세력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연히 박정희의 독재는 착한 독재가 아니면 안 된다.
박근혜의 정통성은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이고 정체성은 유신정신이다. 이것을 다시 쓰지 않으면 민주세력(이것이 박근혜의 대한민국과는다른 나라)에게 유신정신(박근혜의 민족정신이다.)이 잠식되어 다시 뼈 아픈 상처('잃어버린 10년')를 입을 위험이 있는 것이다. 박근혜는 시정연설을 통해 이를 강조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독재를 하더라도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무슨 짓을 해도 돈만 잘 벌면 된다는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물론 박근혜의 말은 박근혜가 대한민국을 '소유', '지배'하고 있어야 옳은 말이 된다. 그리고 지금껏 대통령 박근혜의 행적을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대한제국의 황제이다. 대한제국의 주권은 물론 황제에게 있다.
이 글을 읽는 이에게 묻노니, 그대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인가?
대한민국인가? 대한제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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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늘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현재 북한과 대치중인 현실에서 국론분열은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매카시즘을 들이대는 사람이 있다. 그럼 다시 묻겠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남한은 박정희, 박근혜의 세습 독재로 대항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이 조선인민공화국보다 우월한 것은 경제력 뿐 만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의 나라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자유고 뭐고 경제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없다. 그런 당신은 이미 무슨 짓을 해도 돈만 잘 벌면 된다는 가치관을 가진 박근혜 우등생이니까
"지난 번 쿠데타가 성공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지도...국방태세가 효율적으로 강화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소설 '은하영웅전설' 중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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