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기타 2016. 3. 20. 10:19 Posted by 闖

2016년 3월 20일 현재 총선을 앞둔 시점, 방관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본 것을 써두려고 한다. 훗날 결과가 나온 후 다시 읽어보는 재미도 있거니와 무엇보다 줄곧 의문투성이었던 것들이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접하는 정보는 인터넷의 뉴스기사가 전부이기에 부분적으로 잘못짚고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공개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가지고 뒷사정을 추측하는 것 역시 방관자의 즐거움이 아닌가?

 

문재인은 안철수의 탈당 이후 김종인카드로 대응하면서 큰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최악의 경우 민주당의 소멸까지 걱정해야했던 위기에서 제1야당의 지위를 굳히는 정도까지는 성공했다. 그 과정과 공천결과를 놓고 문재인의 의도를 유추해보고자 한다.

 

문재인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과정이 모두 전략적으로는 의도된 것이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논리적 추론이 아닌 상상이 되어 버리니까, 사소한 부분은 젖혀두고 큰 흐름은 모두 의도한 것이라고 생각하자. 

 

가장 의문은 김종인카드이다. 이 사람은 경제민주화론자이자 우파정객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사람이다. 정치적성향으로는 문재인과 전혀 다르지만 경제민주화 명분으로 한다면 참모로 영입하는 것은 납득이 간다. 그러나 대표를 시키고 전권을 준다는 것은 공통의 정치적 목적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가 공통의 정치적 목적? 아니다, 문재인과 김종인의 정치적지향점은 다르므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지향점은 다르지만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일치한다. 바로 제1야당으로써 민주당의 존속과 안티안철수이다.

 

현 선거제도상 양당제로 수렴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문재인과 김종인이 공통적으로 같이하는 인식일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은 민주당을 제1야당으로 지켜야 하는 대표이자 대권주자이다. 안철수의 제3당이 성공하면 민주당이 위험해지니 지켜야 한다는 정치적 목표는 문재인은 충분히 가질 수 있지만 김종인은 딱히 그럴 유인이 없다. 그러나 제3당이 안철수당이라는 점에서 유인이 생긴다.

 

김종인은 여러차례 안철수에 대한 실망감 및 비판을 표출한 적이 있으며 문재인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깨지고 국민의당이 성공하게 되어 야권의 제1대선주자로 안철수가 등장하는 상황만큼은 둘 다 막고 싶은 것이다. 문재인과 김종인이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안철수를 떨어뜨린다기 보다는 두사람의 정치적 관점에서 안철수는 대권에 도전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이런 판단을 한 이유까지 추측이 가지만 애초에 이 판단여부 자체가 내 추측이므로 더 이상은 소설의 영역이다.)

 

어쨋든 안티안철수를 바라는 김종인이 인간적인 호감을 촉매로 민주당의 존속을 바라는 문재인과 결합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그리고 그 의도는 현시점에서 충분이상으로 성공했고, 공천에서 어느정도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도 기여했다고 본다.

 

공천결과 친노좌장인 이해찬과 야권성향인터넷유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청래가 배제되었고 언듯보면 김종인이 문재인과 갈등하는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친문재인계는 대부분 공천 받았다. 이해찬이 화살을 맞는 동안 다른 친문은 무사히 상륙작전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이해찬도 무소속출마 후 생환한다고 생각하면 딱히 문제는 없어 보인다. 또 박영선으로 대표되는 우파성향의 세력도 공천을 많이 받았는데 이는 김종인이 문재인의 대선러닝메이트로 손학규를 지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문재인도 딱히 손학규가 좋다기 보다는 안철수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어쨋든 러닝메이트는 필요하고 문재인이 낙마할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정청래의 경우는 좀 의외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내 생각에는 문재인 역시 정청래 건에 관해서는 최소한 반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청래의 말을 잘 들어보면 용어선택이나 화법이 문재인스타일과는 다르다. 정치성향이 비슷할지는 몰라도 방식이 다르다. 안티안철수가 문재인과 김종인의 정치적이해의 일치라면 정청래배제는 문재인의 개인적 판단과 김종인의 정무적 판단의 교집합이라 생각한다.

 

종합하면, 문재인의 의도는  제1야당으로써 민주당의 존속과 안티안철수이고 지금까지 충분히 의도대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선결과가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써는 두 의도대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대로 진행되면, 대선에서 야당후보는 문재인과 손학규가 경합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선설과 성악설의 현대적 결론

철학/단상 2015. 12. 30. 04:15 Posted by 闖

인간본성이 선한가 악한가에 대한 관심은 철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할 정도로 오래되었다.

인간본성에 대해 수많은 학설이 있지만 크게 성선설과 성악설로 나눌 수 있다. 

인터넷에서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자세히 나오므로 굳이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는 없고,

현대에 와서 과학의 성과에 힘입어 인간본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먼저, 인간의 본성을 정의하면 DNA에 입력된 기본행동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유전공학이 과거엔 발달하지 못했기에 본성론은 철학의 영역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DNA에 입력된 기본패턴은 선한가, 악한가?

결론은 선악은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선악의 기준은 인간이 만든 것으로,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할 당시에는 없던 개념이다.

그러므로 호모사피엔스(인간)의 본성에는 선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이 만든 선악기준으로 볼 때 선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악한 행동을 하기도 할 뿐이다. 이를 억지로 성선설, 성악설로 끼워 맞추는 것은 사람 몸에 침대크기를 맞추는 것이 아니고 침대에 맞춰 사람 몸을 자르거나 늘리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같다.

 

옛 철학자들이여, 그대들이 쌓은 성은 비록 뒷물결에 쓸려 무너졌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진저. 장강은 쉼없이 흐르고 아이는 어른을 먹이로 자라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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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역사교과서 국정화인가

기타 2015. 10. 31. 02:25 Posted by 闖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관한 정쟁이 뜨겁다. 정치싸움이라니, 역사학자들끼리 싸우는 것이 아니고 정부여당과 야당을 중심으로 싸우고 있다. 물론 뉴라이트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역사학계가 국정화에 반대하고 저술거부까지 선언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정치투쟁이 중심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역사를 국정화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의도다. 박근혜를 위시한 현정부여당은 왜 역사를 다시 쓰고 싶은 것일까?  박근혜의 관련 시정연설을 들어보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 알지 못하면...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을수도, 민족정신이 잠식...",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나라를 빼앗긴 뼈 아픈 상처가 있다",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통해 분열된 국론을 총합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부심을 심어 줄 수 있도록" 하기위해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왜 그럴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E.H.카의 말처럼 언제나 역사는 현재시점에서 해석하기 마련인데,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박근혜이다. 박근혜의 대한민국은 박정희 덕분에 이만큼 먹고 살게 된 나라인데, 김대중~노무현의 '잃어버린 10년'에 걸쳐 만들어진 역사에서는 박정희는 독재자이다. 딸이 아버지 덕분에 대통령이 되었는데 아버지를 기리는 것은 그 지지세력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연히 박정희의 독재는 착한 독재가 아니면 안 된다.

 

 박근혜의 정통성은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이고 정체성은 유신정신이다. 이것을 다시 쓰지 않으면 민주세력(이것이 박근혜의 대한민국과는다른 나라)에게 유신정신(박근혜의 민족정신이다.)이 잠식되어 다시 뼈 아픈 상처('잃어버린 10년')를 입을 위험이 있는 것이다. 박근혜는 시정연설을 통해 이를 강조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독재를 하더라도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무슨 짓을 해도 돈만 잘 벌면 된다는 진리를 가르치기 위해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물론 박근혜의 말은 박근혜가 대한민국을 '소유', '지배'하고 있어야 옳은 말이 된다. 그리고 지금껏 대통령 박근혜의 행적을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대한제국의 황제이다. 대한제국의 주권은 물론 황제에게 있다.

 

 이 글을 읽는 이에게 묻노니, 그대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인가?

대한민국인가? 대한제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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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늘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현재 북한과 대치중인 현실에서 국론분열은 북한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매카시즘을 들이대는 사람이 있다. 그럼 다시 묻겠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독재에 대항하기 위해 남한은 박정희, 박근혜의 세습 독재로 대항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인가? 대한민국이 조선인민공화국보다 우월한 것은 경제력 뿐 만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의 나라이기 때문이 아니었나? 자유고 뭐고 경제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없다. 그런 당신은 이미 무슨 짓을 해도 돈만 잘 벌면 된다는 가치관을 가진 박근혜 우등생이니까

 

 

 

"지난 번 쿠데타가 성공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지도...국방태세가 효율적으로 강화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제국의 전제주의와  동맹의 군사독재정권이 우주의 패권을 다투게 되는 건가? 암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예. 그건 확실히 그렇습니다."

 

<소설 '은하영웅전설'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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